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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물고기처럼

사이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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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순 2015-12-21



1. 작품 소개
▲ 사이채 장편소설 잠들지 않은 물고기처럼     ©한성뉴스넷
<잠들지 않는 물고기처럼>은 상처 입은 사람들의 고해(苦海)와 같은 삶과 누구를 용서하고 어떻게 치유할지에 대한 치열한 번뇌와 참회의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월남전과 국내 비무장지대에서 각각 고엽제 피해를 입은 두 가족이 얼마나 비참하게 고난의 굴레를 굴리며 살아왔는지, 수없이 용서해도 가시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왔는지, 어떻게 이를 포용하고 세상을 용서하는지를 가슴 시리게 풀어낸다.

고엽제 피해자와 정신이상자 사이에서 넷째 딸로 태어나 참으로 기구한 어린 시절을 겪어했던 주인공이 성장해 피아니스트 스님이 되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중생과 소통하는 일에 열심인 가운데 참된 용서와 참회를 깨닫는, 결국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룬다.

이 소설은 실제 한 피아니스트 스님의 삶을 모티프로 삼았다. 
 
2. 작품 줄거리
피아노 연주와 힐링 체험 등을 통해 상처 입은 영혼의 치유에 힘쓰는 비구니 스님 웅선은 보훈병원 공연에서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하다 고엽제 피해를 입은 김창석을 만나면서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만나게 된다.
 
서자 출신인 돌쇠는 머슴과 같은 생활을 하다 월남전 파병에 지원했는데, 제대 후 고엽제 후유증을 앓는다. 엉겁결에 반 실성한 서운과 결혼하여 다섯 아이를 낳고 키운다. 온갖 멸시를 받아가면서도 꿋꿋하게 자란 아이들은 국민학교를 졸업하면 하나 둘 외지에 나가 돈벌이에 나섰다. 그 가운데 넷째인 순필이 역경을 딛고 자라 훗날 고영사의 주지가 되는 웅선스님이다.
 
순필은 어린 시절 가난과 천대는 물론, 실성한 채 태어난 둘째 언니와 아버지, 막냇동생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수없이 절망하고 인생에 대한 수많은 의문을 던지면서 자란다. 초등학교 졸업 후 서울 반포아파트로 가서 그 집 딸이 피아노 연주하는 걸 보고는 피아노에 빠져든다. 그 후 절에 들어가서 피아노를 배우게 되고 대학에 입학하여 결국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낸다.
 
그 와중에 웅선은 집안을 풍비박산 만든 큰 형부 진용갑이 위중하다는 연락을 받는다. 큰언니 순복은 웅선의 자비를 기대하지만, 웅선은 쉽사리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며 번민한다.
 
한편, 비무장지대 고엽제 피해자인 김창석은 제대 후 질병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구멍가게를 낸다. 불행하게도 첫째 아이는 유산을 하고, 둘째 아이는 기형으로 태어난다. 셋째 아이만 정상으로 태어난다. 한평생 병마와 싸운 김창석은 병상에서 웅선스님에게 ‘육신의 고통보다 그들을 용서해야만 내가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힘들었지유. 사십 년 넘게 줄곧 전쟁을 치른 기분이유.’ 라고 고백하며,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고 참회한다.
 
웅선은 김창석을 통해 가슴 절절하게 살아온 고엽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전쟁 같은 삶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돌이켜 엄청난 고통을 견뎌낸 아버지 돌쇠를 안타까워하고, 진용갑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본다.
 
연말에 절과 성당이 함께 주최한 ‘힐링의 송구영신’ 행사가 열리고, 웅선은 화합의 의미를 되새기고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큰형부의 임종을 지켜본다. 

 
 
▲     © 한성뉴스넷

 
3. 작품 이해
소설은 생사 번뇌의 중생 세계인 차안(此岸)에 선 사람들이 무명 번뇌를 해탈한 열반의 세계인 피안(彼岸)을 바라보며 나아가고자 발버둥치는 삶의 족적(足跡)을 그린 작품이다.
 
고통스럽지만 슬기롭게 살아가는 생명력과 무겁고 슬프지만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에서 감동이 우러나온다. 특히, 정신 줄을 놓은 엄마 서운이 두 자식과 남편을 저승으로 떠나보내면서 무의식에서 나오는, 영혼으로 말하는 그의 혼잣말은 진한 모정과 부부의 정을 쏟아내어 차라리 아름답기까지 하다.
 
소설의 구성은 날실과 씨줄의 교직(交織)과 같은 형태를 띠었다. 주인공 웅선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펼쳐지는 시간의 교직, 그리고 월남전 고엽제 피해자와 국내 비무장지대 고엽제 피해자의 이야기를 두 축으로 하는 공간의 교직이다.
 
과거의 참상이 후대에까지 고통을 안겨준 것이 어디 고엽제뿐일까. 오늘날 격차시대에도 약자의 가슴에 고엽제를 뿌려대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폭력, 사회폭력, 소위 갑질, 남에게 상처 주는 걸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힘겨운 이들을 외면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참회를 통한 치유에 대해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4. 작가 소개
사이채는 1961년에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콘텐츠학을 전공중이다.
 
정보통신 전문지 기자를 십 년 넘게 했으며, 계간 문학의봄, 월간 로봇을 창간했다. 2009년 월간 문학세계에서 단편소설 <복지사>로 등단했다. 2012년 소설집 <사랑, 고놈>을 출판했으며, 2013년에 출판한 장편소설 <염>이 김우종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50대가 되어서야 진지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중이다. 상처 입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의 힘겹지만 따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기사입력 :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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